쉐이크쉑 핫치킨버거

 쉐이크쉑은 버거, 핫도그, 후라이와 쉐이크로 소문난 단순한 맛집입니다.

 한국에서는 토종브랜드 대비 낮은 가성비와 독특한 풍미로 인하여 인기가 다소 밀리지만, 그 특유의 맛이 좋아서 찾는 단골 손님은 분명 존재합니다. 두꺼운 패티에서 나오는 육즙은 단연 '미국식버거'가 무엇인지 제대로 느끼게 만들어주죠.

 

 그런 쉐이크 쉑에서 내는 치킨버거, 그것도 매운맛 버거는 과연 한국인에게 어떤 반응을 가져올까요?

 일단 첫째로 치킨 패티, 치킨 패티 자체가 매운것도 있지만 그 위에 고추가루를 뿌렸습니다. 지금까지 먹어온 핫 버거와는 다른 과감한 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샐러드로 들어간 구성품은 오이와 양배추입니다. 그리고 모닝빵 번과 오이피클. 이 모든것의 조화로 만들어낸 맛은 '맛있다' 입니다. 고춧가루를 사용하여 알싸하고도 부드럽게 풍미를 내고 자극은 오이와 양배추가 해결합니다.

 

 만화 '식객' 에서 주인공 성찬은 김진수 기자가 들어간 곰탕집에 들어가서 맛을 보고는 '턱시도 입고 고무신 신은 느낌' 이라고 평합니다. 맛은 있지만 조화로움이나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뜻이겠죠.

 그 패션이 잘못된게 아닙니다. 오히려 힙해보일수도 있죠.

 하지만 적어도 쉐이크 쉑에서 추구하는 방향성과는 조금 다른거 같습니다.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길을 잃었음' 처분을 내립니다

KFC 캡치즈 꽈배기

 새로운 피청구인을 정할때는 보통 카카오톡의 푸쉬 알림을 통해서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 메뉴를 신제품으로 출시하였다는 알림을 받았을때 느낀 감정은 의문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아마 저를 포함하여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치킨을 주류로 팔면서 햄버거를 함께 파는 곳에서 치킨도 햄버거도 아닌 완전히 다른 사이드 메뉴를 신제품이라고 출시하다니, 왜 도대체 어째서 이러는지 이해할수 없었습니다.

 이유야 내부에서는 어쨌든 이미 정해져 있을거고, 중요한건 가격과 비례한 맛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단품 하나에 33백원이라는 가격은 사실 꽤 부담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꽈배기와 비슷한(혹은 그보다 작은) 크기이면서 가격은 다섯배 이상 높은건 명백하게 부담스러운 가격이 맞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그냥 꽈배기는 아니고, 안쪽에 팥/치즈가 들어간 점이 차별점이자 지금까지 한국인들이 봐오지 못한 모습입니다.

 

 맛은 어떨까요.

 KFC는 튀김을 판매하는곳입니다. 튀김음식에 대한 자신감만큼은 어느 브랜드에도 지지 않을것이고, 실제로 그렇기는 합니다. 리테일 빵과는 다른 풍부한 속 구성물로 미각을 확실하게 사로잡습니다. 치즈는 모짜렐라처럼 늘어나는게 아닌, 자연스럽게 씹을수 있도록 크림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좋습니다. 색다른 모습으로 생각이상의 맛을 낸 신제품에게 맛 평가는 좋게 주지만, 역시 여러개 먹을수 있는 가격은 아닌거 같습니다.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사주면 먹어보자' 처분을 내립니다

KFC 징거 트리플다운 버거

 

 한때 트위터에서 뜨거운 논쟁으로 떠오른 주제가 있습니다.

 ‘햄버거는 고기패티가 들어가야 하고 치킨패티는 버거가 아니다’

 와

 ‘버거는 가운데 고기만 들어가면 무엇이든 상관 없다’ 라는

 양립할수 없는 주장을 가지고 두 분파가 논쟁하는 모습을 지켜본적이 있습니다.

 어느쪽이 답인가와는 상관 없이, 이 버거는 그 어느쪽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버거라고 부를수 있는지도, 버거머법관의 판결사항이라고 볼수도 있는지도 고민되어 소를 각하해야하나 고민하였으나, 어쨌든 원고의 판단을 존중하여 판결하고자 합니다.

 

 KFC의 치킨은 모두 약간의 매콤함과 소금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치킨인 이상 염지는 필수적이고 당연히 염지는 소금으로 하기 때문에 짠맛이 나는건 납득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언급이 없는 이상 무조건 크리스피한 치킨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 버거는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매운맛이 됩니다.

 다리살과 가슴살로 번과 패티를 구별했는데, 솔직하게 심정을 말하자면 이건 사기에 가깝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징거더블다운 버거는 사이에 감자인 해시브라운이 들어갑니다. 이는 번의 역할을 하는 치킨과는 다르게 식감이나 맛에서 명확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슴살과 다리살은 어떨까요. 당연히 음식을 좋아하는 뭇 배심원들이라면 구분할수 있겠으나, 그렇게 들고 먹는 행위 자체가 가능하다고 볼수가 없습니다. 본 재판관 역시 한번에 먹어보려고 딱 한입 물었다가 포크를 가져와서 각 조각을 나눠먹었습니다.

 

 적어도 버거의 역할을 하려면 빵(이라고 부르는 존재)과 패티(라고 부르는 아무 식재료)간의 차이는 존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렇게나 쌓아올린 무성의한 음식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치킨이 재료의 전부는 아닙니다. 패티와 함께 곁들인 피클과 치즈도 들어가 있습니다. 이는 버거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기보단, 오히려 기만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부재료 넣었으니까 버거야~’라고 어필하는듯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재료 구성은 한정이라는 이름으로 붙여먹는 상술처럼 느껴집니다. 더욱이 보통 한조각당 3천원 언저리로 파는 KFC의 정책을 고려해보면 9900원의 가격은 정확하게 세조각의 구성과 일치합니다.

 

 버거 프랜차이즈가 자유롭고 도전적인 메뉴를 출시하는것은 기업의 선택이고, 소비자가 이를 선택하고 호오를 판단하는것 역시도 자유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신메뉴나 복각메뉴라는 이름으로 비양심적인 구성을 달고 나오는것은 그다지 옹호해주고 싶지 않습니다.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눈속임 금지‘ 처분을 내립니다

KFC 골든 까르보 버거

 여러분은 까르보나라에 대해서 얼마나 선호하고 계신가요?

 저는 집에서 해먹는 스파게티는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고 느끼한걸 싫어하기도 해서 크림파스타는 거의 해먹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까르보나라에도 흥미를 가지지 않았고, 그렇기에 별로 선호하는 맛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맛인지는 알고 있고, 이 버거는 그 맛을 구현하는데에는 성공한듯 싶습니다.

 버섯이 들어가고 크림소스에 후추를 넣은 고소한 버거. 그렇기는 한데 저는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 치중하고 싶습니다.

 

 첫째, 크림과 치킨이 어울리는가?

 까르보나라 라는 측면 말고 그냥 순수하게 크림과 치킨의 어울림을 먼저 확인하고 싶습니다. 아주 못할 일은 아닌거 같습니다. 대부분 치킨집에서 판매하는 스노윙 치킨은 그런 베이스를 기반으로 하였으니까요. 그렇지만 그 치킨은 양파가 많이 들어간 양파채 치킨에 소스를 끼얹었다고 보는 편이 더 맞습니다. 하지만 이 버거에는 양파가 거의 들어있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튀김의 느끼한 맛도 모자라 소스의 느끼한맛까지 추가되었습니다.

 둘째, 나머지 구성은 어떤가?

 본래 KFC는 버거에 많은게 들어가는 브랜드는 아닙니다. 원래 치킨이라는 패티재료는 다른 재료가 추가되기 어렵습니다. 과감하게 다 때려박은 맘스터치의 버거도 있지만, 글쎄요. 이 치킨은 야채가 더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까르보나라 파스타 소스에 치중한 구성품은 다른 야채를 전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본래도 짭짤한 치킨패티에 또 소금이 팍팍 들어간 소스를 넣으니 알수없는 거북함마저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스의 완성도는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스를 넣고 빵을 닫아버린 탓에 빵은 축축해졌고, 튀김은 눅눅해졌으며, 간은 더욱 강해져서 맛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KFC가 소금맛 치킨인건 하루 이틀일이 아니지만 새로움에 치중해서 본질은 잊어버린듯 합니다.

 

 본 피청구인에게 ‘노력은 가상함’ 처분을 내립니다

KFC 블러디 그레이비 버거

 장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안목이 필요하지만, 역시 '대목'을 잘 읽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10월의 첫발을 막 떼었을 뿐이지만, KFC는 기민하고 빠르게 '할로윈'이라는 컨셉을 잡고 타 경쟁사 대비 수익체증을 노렸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메뉴는 좀비와 귀신, 그리고 피를 연상시키는 모습의 버거.

 실제 내용물은 자신들의 시그니쳐를 살린 필렛패티와 해시브라운입니다. 여기에 매운 소스를 추가해서 피가 흐르는듯한 모습을 연상시켰습니다.

 하지만 맛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최근 재판에서 매운맛을 경쟁하듯 내세우기 때문에 본래 기대했던 맛을 보여주기에는 한없이 부족하다는 말을 한적이 있는데, 그걸 의식한듯 매운맛을 대폭 감소시켰습니다. 내용물을 다시 살펴보면 알수 있듯이, 양배추 없이 양파와 튀긴재료만 들어가 있습니다.

 KFC의 기본 치킨버거 세팅이 살짝 짭짤한 후추맛이 나는것을 감안해도, 느끼함을 잡기 위해서는 일정이상의 매운맛이 필요했습니다. 그렇지만 첫 입을 물었을때는 전혀 그런 특색을 느낄수 없었습니다.

 치킨패티는 겉이 바삭해야 속의 촉촉한맛과 어우러져서 좋은 풍미를 낼수 있는데, 물컹한 해시브라운과 특색없는 소스의 절망적인 조화로 불쾌한 식감을 나타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물컹하고 느끼한 맛을 내는 버거에게서 느낀 감상은 느리게 걷는 이빨 없는 좀비같았습니다. 이전과 다를것도 없고 그렇다고 신선하지도 않으면서 재미도 없는, 철저하게 성의가 없어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음식장사를 하는데 있어서 계절상품은 매우 중요합니다. 맥도날드는 컬리후라이가 본편이다 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새해마다 꾸준하게 행운버거를 판매합니다. 후라이만 사먹는 사람은 적기에 이 전략은 유효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후라이 자체에 개성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KFC의 버거는 대충 이불보 두르고 문 두드리면 사탕 준대! 라는 말에 따라간 철없고 욕심많은 어른의 모습같아서 제로콜라를 마신 뒷입맛이 씁쓸합니다.

 

 본 피청구인에게 '무기징역' 처분을 내립니다

맘스터치 마샬라싸이버거

 여러분은 해외음식을 얼마나 알고 자주 접하고 있나요. 사실 대부분의 로컬요리가 아닌 해외 요리들은 그 나라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현지의 형태를 따르기 마련입니다.

 자연스럽게 익숙하지 않은 음식과 익숙한 음식간에 현지화 되는 정도는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꼽아보자면 이미 한식이라고 봐도 이상할게 없는 ‘짜장면’과, 말이 일식이지 일식과는 어딘가 다른 모습의 돈까스등을 꼽을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음식의 종류는 무궁무진하기에, 우리는 바다를 건너지 않아도 팟타이, 카오팟, 피쉬앤칩스, 버팔로윙과 파스타를 현지에서 먹는것과 같은 기분으로 즐길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현지에서 조달된 재료가 아닌 이상 그것과는 같을수 없겠지만요.

 

 다시 오늘의 피청구인에게 초점을 맞추어보겠습니다. 마살라란, 말하자면 마법의 가루입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카레’라고 알려진 음식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다양한 구성을 갖출수 있기에 맛도 형태도 색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향기롭고 신비한 소스를 우리가 익히 먹던 싸이버거와 함께 먹으면 어떤 맛이 날까요? 쉬운 비유를 들자면 바삭바삭 치킨카레라고 생각할수 있겠습니다. 막상 먹어보니 그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지만 싫지 않은 풍미, 적당히 어우러지는 야채와 패티의 조화. 그리고 과하지 않은 간과 두께는 예상보다 좋은 점수를 받을 포인트였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비로소 그 존재는 의미를 가질수 있게 됩니다. 마살라 라는 이름은 붙어있지만, 대중적인 입장에서 봤을때 맛의 스펙트럼이 더 세심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지식은 세상을 보는 해상도를 높히는 길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음식의 맛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 선호의 영역으로 들어선다면, 그건 개개인이 가진 능력 여하에 따라서 수준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더 많은 잠재력‘ 처분을 내립니다

맘스터치 오리지널 미트볼 버거

 맘스터치의 근간은 치킨버거 입니다. 전혀 정제되지 않은 마구잡이 형태의 다리살은 소비자층으로부터 부담스럽다는 평을 여전히 안고 있지만, 어쨌든 두툼한 두께와 많은 양, 그리고 싼 가격으로 인기를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킨버거는 치명적이게도 확장성이 낮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버거 브랜드가 신메뉴를 내놓을때, 맘스터치가 내놓는 버거는 결국 싸이버거에 재료를 끼워넣은 수준을 넘을 수가 없는 이유입니다. 다양한 소스와 재료 변경으로 변화를 꾸미던 맘스터치는, 이제 더이상 볼것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본격적으로 막나가는 행보를 보여주려는듯 합니다.

 

 미트볼은 말 그대로 구형ball입니다. 안그래도 두꺼운 다리살에 그 두툼한 미트볼을 전혀 으깨지도 않고 그대로 올려두었습니다. 거기에 미트볼과 어울리기 위해서 평소에 넣던 새콤달콤한 소스가 아닌, 불고기 소스를 넣어서 고기맛을 더욱 높인 구성입니다.

 여기에 신선한 토마토와 양상추를 넣어서 식감까지 살렸습니다. 이 모든 세트 구성이 단돈 8200원. 재료를 하나씩 놓고 보면 만족스러운 구성이지만, 버거라는 형태측면에서 보면 무척 실망스럽습니다. 분명 치킨이랑 고기는 하나가 될수 있습니다. 버거킹이나 맥도날드도 비슷한 재료 구성으로 신제품을 출시했고, 나쁘지 않았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버거는 그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치킨에 미트볼을 넣은건 그렇다 쳐도 결국 치킨버거라면 치킨패티에 주도권을 줘야 하는데 고기를 살리겠다고 간장이 베이스인 고기소스를 넣어두고는, 식감을 살리겠다면서 간장과는 상극인 토마토를 넣었습니다. 조금 더 고심했다면 괜찮은 소스와 배합, 그리고 구성을 만들어 낼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재료구성임에도, 먹다보면 결국 다 따로 논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어찌보면 맘스터치는 출시후 기초적인 QC조차도 하지 않는거 같습니다. 그로 인하여 원가절감을 얻어낸듯 하지만 소비자들이 가격만 보고 물건을 구매하지 않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성의가 없음’ 처분을 내립니다.

맘스터치 야채통통 치킨버거

 맘스터치 버거가 다른 버거 브랜드와 가장 다른 점을 하나만 꼽자면, 버거가 형태를 잘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가공하지 않은 순닭가슴살/다리살을 패티로 사용하는 특성상 형태가 일정하지 않고, 쌓아뒀을때 무너지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맘스터치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야채튀김을 넣은 버거를 출시했습니다. 처음에 버거를 받아서 치킨 말고 다른쪽 패티를 뜯어보았을땐 고구마 튀김인줄 알았으나, 여러 야채가 섞여있다고 설명을 확인하였습니다.

 문제는 입안에 넣어보고도 고구마 이외에는 다른 맛이 안난다는 점입니다. 사실 싸이버거를 필두로 한 맘스터치 버거는 버거 자체에서 맛이 그렇게 강하지 않습니다.

 양 많고 치킨패티를 빵과 먹는 느낌은 좋지만, 정작 그래서 어떤맛이야? 라고 물었을때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물며 야채튀김처럼 그 자체로 개성이 있는 속재료가 어우러진다면? 맘스터치는 더블싸이버거를 출시하면서 '입 찢어짐 주의!'라는 말을 할 정도 두꺼움을 자랑하지만, 그 두께에 맛을 느낄 여유는 모두 사라집니다. 가뜩이나 자체 개성이 흐릿한 버거에 달디단 고구마가 들어간 야채튀김까지 넣는다?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튀긴 야채라도 먹을수 있게 해줘서 기쁘긴 하네요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속빈강정' 처분을 내립니다

맘스터치 로스트비프 버거

 전통적으로 맘스터치의 인식은 높은 가성비로 칭찬 받아 왔습니다만, 사실 이는 치킨패티의 가격과 상대적으로 덜 들어가는 부재료의 덕택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그런 맘스터치가 과감하게 가격을 크게 올리고, 본격적인 고급화를 위한 발걸음을 떼려는 시도가 엿보입니다.

 두 귀퉁이가 막힌 지금까지의 포장재와 다르게 접힌 부분이 없는 종이를 열자 맥도날드의 'Build to Safety'를 연상케 하는 종이 가이드가 보입니다. 심지어 그것보다 더 높은 높이에, 다 들어가지 않아 밀려나온 빵이 인상적입니다.

 

 대대적으로 홍보한대로, 지금까지 버거브랜드에는 없던 새로운 재료인 '로스트비프'를 사용한 이 버거는 오히려 버거라기보다는 샌드위치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매장에서 식사시 메뉴가 샌드위치이며 차갑다는 말을 미리 안내합니다.

 맛은 어떨까요.

 저온숙성한 햄과 볶은 가지, 애호박과 양배추 그리고 곁들인 소스와 데워지지 않은 슬라이스 치즈 고급스러운 소스까지 파이프 오르간과 아쟁과 리라와 드럼이 한번에 연주하면 이런 맛이 날거 같은 조화를 이룹니다.

 

 동서양 음악이 조화를 이룬다고요? 사실입니다.

 그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세심한 분석과 도전정신이 필요하고, 많은 실험 또한 거쳐야 할것입니다. 그런거 없습니다.

 가지는 왜 들어갔을까요? 유달리도 한국은 볶은 가지의 호불호가 큰 나라입니다.

 애호박은 또 왜 들어갔을까요? 정말 맛있다고 생각해서 넣었을까요? 차가운 샌드위치에? 왜 로스트비프는 차가울까요? 저온숙성을 5도씨 이하에서 했다면 데워서 나올 생각은 못했을까요? 차가우면 서로 들러붙으니까 떼어놓을 생각을 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소스는 왜이리 묽을까요? 들고 먹는 음식인걸 고려하면 차라리 발라져 나오거나 넣지 않는게 좋지 않았을까요?

 

 이 버거가 나오고 나서 서브웨이와 비교하는(고기 양적으로) 경우가 몇 있는데, 고기만큼은 확실히 고급을 사용한듯 합니다 하지만 경험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묽은 소스를 넣은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얼마 못지나 포장재가 젖어 찢어지게 됩니다 마치 국물처럼 흐르는 블루베리가 들어간듯한 정체모를 소스(맛 없음) 가 쏟아지며 갈길을 잃은 손은 포장재가 차라리 닫혀있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며 망연하게 해체되어가는 버거위를 춤춥니다.

 

고급브랜드는 시장수익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인입니다. 가성비 음식에 목매이는게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음식 맛에는 더 신경써야 합니다. 오랜시간 버거를 평가했지만 어떤 버거는 맛이 훌륭하지만 가격이 아쉽고, 어떤 버거는 양이나 기타 외부 요인에서 아쉽지만 맛과 가성비는 잘 살리는등 한두가지의 장점을 살리곤 했습니다.

 이 버거는 어느쪽도 아닙니다. 처음부터 되돌아가서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감자튀김과도 콜라와도 자기 자신과도 어울리지 않는 이 메뉴는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사형을 선고합니다

맘스터치 내슈빌 핫치킨 버거

 버거킹이 와퍼 패티에 구속되어 새로운 메뉴로 나아가는 길이 막힌것과 비슷하게, 맘스터치 역시 자신들의 시그니쳐인 치킨패티에 묶여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데에 난항을 겪습니다.

 그래서 타개책 역시 버거킹과 비슷하게 패티는 그대로 둔 채로 그 위에 무언가를 얹는 방식이죠. 다만 버거킹이 충분히 높은 가격을 가지고 있기에 추가 컨시던트를 얹어도 자신들의 셀링 포인트를 유지할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비해, 맘스터치는 그런 시도 자체가 가격을 올린다고 판단하여 잘 시행하지 않는듯 합니다.

 대신 소스나 가벼운 부속을 바꿔보는 식으로 나름의 방향성을 잡았고, 이 신메뉴 역시 그러합니다.

 

 내슈빌은 미국에 있는 지명으로, 맘스터치 특유의 '있어 보임' 마케팅 전략이 또 다시 나온듯 합니다. 사진에서 볼수 있듯이, 참으로 불친절하고 없어보이는 비주얼을 가진 소스를 묻힌채 등장했습니다.

 재밌게도 소스의 맛이 독특합니다.

 첫맛은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알법한 양념치킨 맛이 나지만, 뒤로 진행할수록 알지 못하는 새로운 매콤한 양념이 혀끝을 강하게 감아돕니다. 독특함에 여러번 맛을 보게 되고, 상당히 신선한 인상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만약 비치된 소스를 맛본거라면 호평을 줘도 괜찮겠지만, 기본적으로 패스트푸드의 신메뉴는 이전과 다름을 주는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혀 독특하지도 않고 신선하지도 않으며 무엇이 새로운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저 새로운 소스 하나 얹은걸로 신메뉴라고 말한다면 맘스터치는 자신들의 사업주를 매각하고 새로운 운영방식을 차린것에 대해서 다시 반추해봐야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본 피청구인의 청구를 각하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