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쉑 핫치킨버거

 쉐이크쉑은 버거, 핫도그, 후라이와 쉐이크로 소문난 단순한 맛집입니다.

 한국에서는 토종브랜드 대비 낮은 가성비와 독특한 풍미로 인하여 인기가 다소 밀리지만, 그 특유의 맛이 좋아서 찾는 단골 손님은 분명 존재합니다. 두꺼운 패티에서 나오는 육즙은 단연 '미국식버거'가 무엇인지 제대로 느끼게 만들어주죠.

 

 그런 쉐이크 쉑에서 내는 치킨버거, 그것도 매운맛 버거는 과연 한국인에게 어떤 반응을 가져올까요?

 일단 첫째로 치킨 패티, 치킨 패티 자체가 매운것도 있지만 그 위에 고추가루를 뿌렸습니다. 지금까지 먹어온 핫 버거와는 다른 과감한 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샐러드로 들어간 구성품은 오이와 양배추입니다. 그리고 모닝빵 번과 오이피클. 이 모든것의 조화로 만들어낸 맛은 '맛있다' 입니다. 고춧가루를 사용하여 알싸하고도 부드럽게 풍미를 내고 자극은 오이와 양배추가 해결합니다.

 

 만화 '식객' 에서 주인공 성찬은 김진수 기자가 들어간 곰탕집에 들어가서 맛을 보고는 '턱시도 입고 고무신 신은 느낌' 이라고 평합니다. 맛은 있지만 조화로움이나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뜻이겠죠.

 그 패션이 잘못된게 아닙니다. 오히려 힙해보일수도 있죠.

 하지만 적어도 쉐이크 쉑에서 추구하는 방향성과는 조금 다른거 같습니다.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길을 잃었음' 처분을 내립니다

KFC 캡치즈 꽈배기

 새로운 피청구인을 정할때는 보통 카카오톡의 푸쉬 알림을 통해서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 메뉴를 신제품으로 출시하였다는 알림을 받았을때 느낀 감정은 의문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아마 저를 포함하여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치킨을 주류로 팔면서 햄버거를 함께 파는 곳에서 치킨도 햄버거도 아닌 완전히 다른 사이드 메뉴를 신제품이라고 출시하다니, 왜 도대체 어째서 이러는지 이해할수 없었습니다.

 이유야 내부에서는 어쨌든 이미 정해져 있을거고, 중요한건 가격과 비례한 맛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단품 하나에 33백원이라는 가격은 사실 꽤 부담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꽈배기와 비슷한(혹은 그보다 작은) 크기이면서 가격은 다섯배 이상 높은건 명백하게 부담스러운 가격이 맞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그냥 꽈배기는 아니고, 안쪽에 팥/치즈가 들어간 점이 차별점이자 지금까지 한국인들이 봐오지 못한 모습입니다.

 

 맛은 어떨까요.

 KFC는 튀김을 판매하는곳입니다. 튀김음식에 대한 자신감만큼은 어느 브랜드에도 지지 않을것이고, 실제로 그렇기는 합니다. 리테일 빵과는 다른 풍부한 속 구성물로 미각을 확실하게 사로잡습니다. 치즈는 모짜렐라처럼 늘어나는게 아닌, 자연스럽게 씹을수 있도록 크림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좋습니다. 색다른 모습으로 생각이상의 맛을 낸 신제품에게 맛 평가는 좋게 주지만, 역시 여러개 먹을수 있는 가격은 아닌거 같습니다.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사주면 먹어보자' 처분을 내립니다

KFC 징거 트리플다운 버거

 

 한때 트위터에서 뜨거운 논쟁으로 떠오른 주제가 있습니다.

 ‘햄버거는 고기패티가 들어가야 하고 치킨패티는 버거가 아니다’

 와

 ‘버거는 가운데 고기만 들어가면 무엇이든 상관 없다’ 라는

 양립할수 없는 주장을 가지고 두 분파가 논쟁하는 모습을 지켜본적이 있습니다.

 어느쪽이 답인가와는 상관 없이, 이 버거는 그 어느쪽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버거라고 부를수 있는지도, 버거머법관의 판결사항이라고 볼수도 있는지도 고민되어 소를 각하해야하나 고민하였으나, 어쨌든 원고의 판단을 존중하여 판결하고자 합니다.

 

 KFC의 치킨은 모두 약간의 매콤함과 소금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치킨인 이상 염지는 필수적이고 당연히 염지는 소금으로 하기 때문에 짠맛이 나는건 납득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언급이 없는 이상 무조건 크리스피한 치킨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 버거는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매운맛이 됩니다.

 다리살과 가슴살로 번과 패티를 구별했는데, 솔직하게 심정을 말하자면 이건 사기에 가깝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징거더블다운 버거는 사이에 감자인 해시브라운이 들어갑니다. 이는 번의 역할을 하는 치킨과는 다르게 식감이나 맛에서 명확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슴살과 다리살은 어떨까요. 당연히 음식을 좋아하는 뭇 배심원들이라면 구분할수 있겠으나, 그렇게 들고 먹는 행위 자체가 가능하다고 볼수가 없습니다. 본 재판관 역시 한번에 먹어보려고 딱 한입 물었다가 포크를 가져와서 각 조각을 나눠먹었습니다.

 

 적어도 버거의 역할을 하려면 빵(이라고 부르는 존재)과 패티(라고 부르는 아무 식재료)간의 차이는 존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렇게나 쌓아올린 무성의한 음식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치킨이 재료의 전부는 아닙니다. 패티와 함께 곁들인 피클과 치즈도 들어가 있습니다. 이는 버거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기보단, 오히려 기만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부재료 넣었으니까 버거야~’라고 어필하는듯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재료 구성은 한정이라는 이름으로 붙여먹는 상술처럼 느껴집니다. 더욱이 보통 한조각당 3천원 언저리로 파는 KFC의 정책을 고려해보면 9900원의 가격은 정확하게 세조각의 구성과 일치합니다.

 

 버거 프랜차이즈가 자유롭고 도전적인 메뉴를 출시하는것은 기업의 선택이고, 소비자가 이를 선택하고 호오를 판단하는것 역시도 자유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신메뉴나 복각메뉴라는 이름으로 비양심적인 구성을 달고 나오는것은 그다지 옹호해주고 싶지 않습니다.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눈속임 금지‘ 처분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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