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2023롯버8800 전주비빔라이스버거
여러분은 기본적으로 비빔밥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여러가지 정의가 있겠지만, 저는 추상적으로 봤을때 한정식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만화 ‘식객’에서도 나온 묘사지만, 비빔밥에 들어가는 수많은 채소와 고기를 접시에 따로 담아 상차림을 하면 그게 바로 한정식집에서 볼수 있는 7첩반상이죠.
이걸 전제로 이 전주비빔라이스버거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어떤 설명을 해도, 궁극적으로 라이스버거는 ‘버거’에서 벗어날수 없습니다. 즉 빵으로 대표되는 부수적인 요소와 패티로 대표되는 핵심적인 요소 두가지로 버거는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 버거에서 빵은 밥이고 패티는 고기와 계란입니다. 먹을때 올라오는 계란후라이는 보통 부숴서 함께 비비고, 조금씩 입안으로 들어올때의 감칠맛이 인상적입니다. 고기의 육즙이 나오면서 고소한 맛을 선사합니다.
이 버거가 비빔밥의 형태와 구성을 살렸다면 말입니다.
지나가면서 본 롯데리아 공식 게시물에 따르면 들고 먹느냐 와 수저로 먹느냐 로 vs놀이를 유도하는 내용이 있던데 수저로 먹을수 있는지 먼저 물어봐줬으면 합니다.
너무 단단하게 뭉쳐저서 떡이되버린 밥 번은 쫀득함이 마치 인절미와 같았고, 그 질겅거리는 밥으로 인하여 내용물은 느껴지지도 않을 정도였습니다. 보통의 버거가 패티보다 번이 두껍게 보이기는 하지만, 번은 공기층이 많아서 누르면 작아지게 되어있습니다. 허나 이 밥은 이미 눌릴대로 눌려있었고, 더이상 눌릴 공간이 없는지 떡이되어서 나머지 구성의 맛을 모조리 해치고 있습니다.
고추장소스가 들어갔다는데, 멕시코도 어지간히 한류가 유행하는듯 합니다. 칠리소스같은 달콤한 소스를 넣어놓고 고추장맛이라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기분이 되었는데, 거기에 양상추를 넣으니 비빔밥이라고 부를만한 존재가치는 이미 사라져버린지 오래였습니다. 아무래도 라이스 버거라고 이름을 부르면서 밥을 살릴지 버거를 살릴지 고민하다가 나온 결과물 같은데, 어느쪽이든 무척 실망스럽습니다.
‘전주’비빔이라는 이름을 붙인건 아무래도 전주가 비빔밥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라서 마케팅의 목적이었겠지만 그로 인한 반동은 본인들이 지지 않으리라는 의도를 조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본 피청구인에게 ‘미확인 음식체’ 처분을 내립니다.